넘치는 사랑에 감사드리며 2023-07-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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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회사와 더불어 보낸 지난 60년 간 충분히 행복했다. 그 긴 여정에 나는 내 모든 열정을 쏟아 부었으며, 때로는 좌절의 쓴 잔을 맛보기도 하고, 때로는 지나친 찬사를 받기도 하였다. 누가 말하기를 “경영자란 한 손에는 물뿌리개를, 또 다른 한 손에는 비료를 들고 꽃 밭에서 꽃을 가꾸는 사람과 같다”고 했다.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힐 수 있도록 직원들의 땀과 노력을 보듬어 가며 때로는 다그치기도 하면서 회사를 경영해 왔다. 많은 분들의 사랑과 성원으로 오늘 날 화성산업을 이루었지만, 기업을 경영하는 동안 내가 내렸던 판단과 결정이 최선의 것이었는지, 보다 잘 할 수는 없었는지, 그리고 받은 사랑만큼 보답 했었는지… 항상 부족하고 아쉬운 마음이다. 이제 회사일은 아들이 맡아서 하고 있고, 나이가 들어 정신도 예전만큼 밝지 못하지만 아직도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여러 선택의 순간에서 맞닥뜨린 도전과 결정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곤 한다. 평생을 살아오면서 일 하는 것 말고는 특출난 재주가 없는 탓이겠지만 요즘도 회사의 크고 작은 일들을 지켜보는 것은 이 나이에도 즐거운 일이며, 또 감사할 일이다. [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은 즐겁고 감사한 일이다. ] 나는 매일 아침 9시면 어김없이 황금동 회사 사무실로 출근한다. 출근길 엘리베이터 안에서 아들, 손자 뻘의 직원들을 만나면 반가워 내가 먼저 “안녕하세요” 인사를 건넨다. 간부 직원들이 불편할 법도 하겠지만 기업의 근본은 사람이다. 조직의 위·아래가 막혀서는 안되고 그러기 위해서는 윗사람이 몸소 실천해야 사람들이 따른다고 본다. 오전에 잠시 회사에 머물다 대종회(벽진 이씨 종친회) 사무실로 출근을 하는데, 나이 많은 연장자라서 그런지 종친 회장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이 변해가지만 조상을 알아야 근본를 알고, 효를 알며, 나라를 사랑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일을 하지는 못했지만 족보도 관리하고 또 시대에 맞게 전자 족보도 만들었다. 그리고 종금을 모아 대종 회관과 始祖公齋室(敬收堂)도 새로 정비하였다. 우리 문중에는 정승, 판서와 같은 벼슬이 높은 선조보다는 청백리로 후세에 추앙받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문중 종훈은 家傳淸白世守忠謹(청렴과 결백이 온 가문에 전해지고 충직과 삼가는 마음 대대로 지켜가리)이다. 특히 집안의 젊은이들이 마음에 새기도록 가르치고 있으며, 아직도 내가 살아가면서 엄격하게 지키는 가치이다. 구십을 바라보며 앞만 보고 달려 온 날들, 많은 일들을 겪었고 배우기도 했다. 연재를 하는 동안, 어린 시절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숱한 경험들을 추억하며 그 긴 여정을 차근차근 되돌아 볼 기회를 가졌다. 나는 인생에서 매 순간마다 나를 격려하고 지지하며 아낌 없는 애정을 준 사람들을 많이 만난 행운아였다. 힘든 역경을 헤쳐 나온 것도 그들이 함께 했기에 가능했다. 그들이 바로 내가 살아온 날들에 소중한 가르침을 준 내 고장 내 나라 사람들이다. 다시금 분에 넘치는 사랑에 무한한 감사를 드리며 내 삶이 허락하는 한 그 마음을 간직하며 살아갈 것이다. |